소설 53

그림자 소년 15화 [착호갑사 4]

그림자 소년 15화 [착호갑사 4] -콰르르릉- 천둥번개가 치며 폭우가 쏟아지는 산속에서 소년은 필사적으로 달리고 있었다. “살려주세요!” 소년은 무서웠다. 바로 등 뒤에서 범이 자신을 쫓아오고 있었으니 말이다. -크와와왕- 그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범이 포효와 함께 소년을 덮쳤다. -으아아아- 소리를 지르며 소년은 잠에서 깼다. “악몽이었구나..” 소년을 악몽을 꾸었던 것이었다. 그제서야 자신에 시야에 들어온 주변을 살펴본 소년은 또 다시 공포를 느꼈다. 주변은 사방이 돌로 이루어져 있는 암석 동굴인 듯 보였다. 동굴 안은 달빛이 드리워져 동굴 안까지 흘러 들어와 소년의 시야를 어렴풋이 밝혀 주었기 때문에 알아볼 수 있었다. -크르르릉- 그때 범의 울음소리가 동굴에 메아리쳤다. 소년은 숨을 죽이며 바닥..

그림자 소년 14화 [착호갑사 3]

그림자 소년 14화 [착호갑사 3] 소년과 노승은 착호갑사 들과 함께 말을 타고 하산하고 있었다. -다그닥 다그닥- 말발굽 소리가 땅을 울리며 일행들은 거침없이 산을 달리고 있었다. -히이이잉- 그때 산을 내려가던 중 말들이 신음 소리를 내며 멈춰 섰다. 시간은 어느덧 흘러 밤이 내려 앉아 스산한 기운이 주변을 감돌고 있었다. “다들 조심하세요!” 수상함을 감지한 남자1(착호갑사)가 일행들을 향해 말했다. 노승이 조심스레 물었다. “무슨 일 입니까?” 이에 심상치 않음을 느낀 남자2 (착호갑사) 설명을 덧붙이며 말했다. “아무래도 범이 주변에 있는 것 같습니다.” 남자는 말에서 내려 창을 들고 경계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남자2(착호갑사)가 걱정하듯이 중얼거렸다. “큰일인데 다른 일행들..

그림자 소년 13화 [착호갑사 2]

그림자 소년 13화 [착호갑사 2] 창귀 범에게 죽은 사람의 혼이 악령이 되어 또 다른 호환 피해자를 만드는 귀신 박지원이 쓴 (호질)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범은 개를 먹으면 취하고, 사람을 먹으면 조화를 부릴 수 있게 된다. 범이 처음 사람을 잡아먹으면 그 창귀는 지나가는 사람을 범에게로 유인하고, 두 번째로 사람을 먹으면 그 창귀는 사냥꾼의 움직임을 살펴 범을 위해 함정과 쇠뇌를 부순다. 그리고 범이 새 번째로 사람을 먹으면 그 창귀는 육혼이 되어 생전 알았던 사람들의 이름을 모조리 범에게 알려 준다. “사또~ 사또~ 큰일 났습니다요~” 한 남자가 황급히 달려 오며 요란스럽게 수령에게 말했다. “어허! 웬 소란이냐!” 이에 수령은 남자를 호통치며 진정시켰다. 남자는 곧이어 다급히 수령에게 자신이..

그림자 소년 12화 [착호갑사 1]

그림자 소년 12화 [착호갑사 1] 호환 조선에 실학자 이익이 쓴 (성호사설)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요즘 호환이 날로 심하니 인명 뿐 아니라 목장도 걱정이다. 경기 어느 고을에서는 호랑이게게 물려 간 백성이 셀 수 없다 하니 외적의 침공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소년과 노승은 우불구불한 산길을 걸으며 애기 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틀림없이 이 길이 맞을 거예요” “그런 것 같구나” 노승은 소년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애기 하였지만 사실 소년의 방향감각은 그리 정확하지 않았다. 아마 의식을 잃고 강물에 휩쓸려 왔으니 자신이 온 방향이 어디인지 제대로 몰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노승은 그래서 소년에게 나무라지 않고 그저 옆에서 자리를 지킬 뿐이었다. 그런 노승의 생각을 아는지 소년은 미안했..

그림자 소년 11화 [염매 6]

그림자 소년 11화 [염매 6] 새우니 태자귀의 원혼들이 모여 만들어진 원귀로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다. 태자귀 와는 달리 분명한 자아를 가지고 자신을 부린 무당을 죽이고는 원하는 곳 어디든지 배회 할 수 있다. 그 능력은 날씨를 변화시키고 산신령과 지기 들을 제압할 정도로 강력하다. “그래 내가 너의 부모다!” 새우니는 노인의 말에 동요하는 듯 보였다. [재미있는 말을 하는구나.] 새우니는 이내 바람처럼 노인 앞에 다가갔다. “부모의 말을 잘 들어야 착한 아이지?” 노인은 새우니에게 간사한 혓바닥을 놀려댔다. 새우니는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노인을 노려보았다. “자 아가! 이제 너의 힘을 나에게..” -콰직- 순간 노인의 머리가 형체를 알아 볼 수도 없게 으깨지며 피가 바닥까지 흘러내렸다. -콰지직- 새..

그림자 소년 10화 [염매 5]

그림자 소년 10화 [염매 5] 아이는 소년을 향해 살기를 드러내며 말을 이었다. “너 우리랑 같은 착한 아이가 아니구나.. 아무래도 벌을 줘야겠어!” 아이가 소년을 향해 허공에다 손을 뻗자 이내 소년의 목이 무언가에 감긴 것 같이 조여오기 시작했다. 소년은 괴로웠다. “으으으 그..만.해” 소년은 괴로운 듯이 목을 움켜쥐며 허공에 떠 올랐다. “나쁜 아이..” 아이는 소년을 향해 더욱 적의를 드러내며 더욱 세게 그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큰일이다.. 의식..이” 그러자 이변이 일어났다. 소년이 의식이 끊기기 시작하자 소년의 등 뒤에서 그림자가 일렁이며 무언가 그의 몸에서 튀어 나왔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주변을 뒤덮은 것이다. 컴컴한 어둠이 짙게 깔린 그곳에서 아이의 울음 소리가 퍼져 나갔다. -으아..

그림자 소년 9화 [염매 4]

그림자 소년 9화 [염매 4] 태자귀 염매에 의해 만들어진 어린아이의 원혼으로 굶어 죽은 어린아이 원혼과는 또 다른 형태의 원혼이다. 주로 무당들에 의해 길러지며 이 원혼은 꽤나 영험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 조상 신 보다도 강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한 푼만 주십시오!” “예끼 썩 꺼지지 못할까?” 한 남자가 거지를 향해 욕 짓거리를 하고 있었다. “몇 일 동안 아무것도 못 먹었습니다.” “어디 거렁뱅이 놈이 내 몸을 건들려!” 남자는 거지에게 발길질을 해대며 그를 떼어내려고 폭력을 휘둘렀다. 그때 그 장면을 지켜 보고 있던 노승이 거지와 남자를 보고는 말을 걸었다. “그만 하시죠!” 남자는 노승을 보고는 발길질을 거두며 말했다. “스님은 상관 마쇼!” 노승은 그런 그를 뒤로하고 바닥에 있는 ..

그림자 소년 8화 [염매 3]

그림자 소년 8화 [염매 3] 늦은 밤 야산에는 최 대감댁 사람들 뿐만 아니라 어느새 마을 사람들까지 합류했다. 횃불을 들고 사라진 최 대감댁 아이를 찾기 위해 모여든 것이었다. 일부는 자신의 사라진 자신의 아이를 찾기도 했으며 일부는 최 대감이 내건 천 냥의 포상금을 얻기 위함이었다. 어느새 야산은 횃불을 든 사람들로 가득 찼다. 그 광경을 멀리서 보면 마치 산이 활활 타오르는 듯한 모습을 연상케 하며 장관을 이루었다. 최 대감댁 일꾼들이 대화를 하고 있었다. “이보게 찾았는가?” “아니 못 찾았네..” “큰일이네.. 이러다 날 새겠어..” “하루라도 빨리 찾아야 하지 않겠나 그래야 우리 도련님께서…” 그 순간 한 사내의 목소리가 크게 들려 왔다. “찾았다! 찾았어!” 남자의 목소리를 따라 사람들은 소..

그림자 소년 7화 [염매 2]

그림자 소년 7화 [염매 2] 염매 조선의 실학자 이익이 쓴 (성호사설)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 항간에 떠도는 괴이한 소문에 의하면 염매라고 불리 우는 끔찍한 물건이 있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아이를 유괴해 아무도 없는 깊숙한 곳에 가두고는 굶기는데 굶어 죽지 않을 만큼만 아주 맛있는 음식을 주며 목숨을 연명 시킨다. 그렇게 되면 아이는 점차 말라가며 음식에 대한 집착이 점점 강해지는데 그렇게 아이를 죽기 직전까지 굶긴 다음에는 죽 통에다 좋은 음식을 넣어 아이 앞에 갖다 놓는다. 그러면 아이는 좁다란 죽 통 속으로 음식을 먹기 위해 들어가는데… 바로 그때 칼로 아이를 번개같이 찔러 죽인다. 그래서 아이의 정혼이 죽 통 속에 뛰어든 후에는 죽 통 주둥이를 꼭 닫아 아이의 정혼을 죽 통 속에 ..

그림자 소년 6화 [염매 1]

그림자 소년 6화 [염매 1] 새타니 어미에게 버림받아 굶어 죽은 남아의 원귀로 생전의 아픈 원한을 가지고 화목한 가정에 스며들어 죽은 자식의 육체에 깃들거나 자식을 잃은 부모의 정신을 조종해서 자식 행세를 하는 어린 아이 귀신 {휘이이이} 그날 밤 소년은 인기척을 느끼고 잠에서 깨어났다. 그의 귀가에 들려오는 기묘한 휘파람 소리 때문이었다. 소년은 휘파람 소리에 이끌려 문밖을 나섰다. 그의 앞에는 소년의 동년배로 보이는 아이 하나가 마당에 앉아 휘파람을 불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 소년은 이 밤중에 홀로 놀고 있는 아이를 보고는 의아해 하며 이내 정체불명 아이에게 물었다. “애 너 거기서 뭐하니?” …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휘파람만 불며 땅을 긁고 있었다. 소년은 아이에게 다가가 다시 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