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그림자 소년

그림자 소년 10화 [염매 5]

kaether 2023. 7. 2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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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소년 10화 [염매 5]


아이는 소년을 향해 살기를 드러내며 말을 이었다.

 

“너 우리랑 같은 착한 아이가 아니구나.. 아무래도 벌을 줘야겠어!”

 

아이가 소년을 향해 허공에다 손을 뻗자 이내 소년의 목이 무언가에 감긴 것 같이 조여오기 시작했다. 소년은 괴로웠다.

 

“으으으 그..만.해”


소년은 괴로운 듯이 목을 움켜쥐며 허공에 떠 올랐다.

 

“나쁜 아이..”


아이는 소년을 향해 더욱 적의를 드러내며 더욱 세게 그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큰일이다.. 의식..이”

 

그러자 이변이 일어났다. 소년이 의식이 끊기기 시작하자 소년의 등 뒤에서 그림자가 일렁이며 무언가 그의 몸에서 튀어 나왔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주변을 뒤덮은 것이다. 컴컴한 어둠이 짙게 깔린 그곳에서 아이의 울음 소리가 퍼져 나갔다.

 

-으아아아아앙-

 

잠시 후 아이는 그림자가 자신을 덮자 무서워 몸을 웅크리고는 바들바들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 소년을 향해 빌기 시작했다. 상황이 역전된 것이었다.

 

“잘못했어! 용서해줘! 다신 안 그럴게..”

 

어느덧 소년을 조르던 힘이 풀리자 소년은 바닥에 내려와 아이에게 천천히 다가가기 시작했다.

아이는 소년이 다가오자 기겁을 하며 앉은 채로 뒷걸음질을 치며 말했다.

 

“잘못했어 오지마! 오지마! 내가 잘못했어..”
“괜찮아 괜찮아!”


그러나 그런 아이의 걱정과는 달리 소년은 아이를 안심시키며 다가가 물었다.

 

{…}

 

소년은 아이의 정황을 듣고 지금까지 의 상황을 정리해서 물어 보았다.

 

“그러니까 너는 눈떠보니 납치를 당해서 죽게 됐고 그 법사라는 사람이 먹을 것을 준다고 너를 이용했던 거네? 내 말이 맞지?”
“응 맞어! 그 사람이 데리고 간 집에 뛰놀다가 다시 그 사람이 오면 다시 먹을 것을 주면서 통으로 들어가라고 하거든”
“나쁜놈들…”

 

지금까지 법사는 억울하게 원귀가 된 아이들의 영혼을 가지고 마을 사람들에게 역병을 퍼뜨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법사는 댓가를 받은 이에게는 다시 원귀를 불러 드려 마치 자신이 역병을 치유한 것 마냥 지금까지 마을 사람들을 속이고 있었던 것이었다. 지금까지 사라졌던 아이들의 원흉은 그 법사의 소행이 틀림이 없어 보였다. 소년은 낮에 봤던 그 법사를 생각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용서 할 수 없어!’

 

소년은 아이의 영혼인 태자귀 에게 약속했다.

 

“내가 그 사람들 꼭 혼내 줄게! 그러니까 너도 이제 나쁜 짓은 그만둬! 지금 너가 하고 있는 일은 사람들을 병들게 하는 나쁜 짓이야!”
“어.. 알았어! 이제 안 할게! 그런데 나 말고 다른 애들도 있는데 걔들은 어떻해?”
“다른 애들?”

 

곧이어 또 다른 사실을 소년은 아이에게 듣자 소년은 지금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응! 나 말고도 많어!”
“얼마나…”
“많이~”

 


그 시각 검은 도포를 입은 무리들이 모여 노인의 말을 듣고 있었다. 노인은 그들을 불러 놓고 말했다.

 

“때가 되었다. 이제 곧 있으면 나의 힘은 더욱 강해져 이제는 날씨까지도 좌지 우지 할 수 있는 능력을 곧 손에 쥐게 될 것이야!”

 

검은 도포를 입은 무리들이 크게 답하였다.

 

“예 어르신!”“오늘 마침내 그동안에 염원을 이루게 될 것이다. 준비는 차질 없이 다 됐겠지?”
“예 어르신!”

 

 

노인의 명령을 받은 검은 도포를 입은 남자들이 아이들이 갇혀 있는 밀실 문을 열었다. 그러더니 쓰러져 있는 아이들의 숫자를 세고는 뒤에 있던 사내들이 하나 둘 씩 아이들을 차례대로 데리고 나가기 시작했다. 일사불란하고도 빠르게! 그들은 어딘가 급히 가는 듯 보였다.

 

“하나..둘..셋 넷..열 명! 이제 그만!”


그리고는 입구를 지키고 있던 사내가 밀실 문을 닫아 버렸다. 더 이상 아이들은 필요 없는 모양이었다. 밖에 나선 남자 들은 남은 아이들을 보며 말했다.

 

“나머지는 어떻게 하지? 이대로 냅둬?”
“몰라 일단은 여기 두자고 어차피 어르신께서 말씀 하신 것도 100명 이니까”

 

문이 굳게 닫힌 것을 확인한 소년은 슬며시 눈을 뜨며 생각 했다.

 

‘큰일이다… 어떻하지?’

 

소년은 지금 상황을 타파할 작전을 골똘히 생각해 보았다.

 

‘근데 일단 나가려면 문부터 열어야 하는데? 그리고 문을 나가면 또 어떻게 되는 거지.. 내가 할 수 있을까?’

 

소년은 생각이 많아 졌다. 그때 아까 소년을 따라온 그에게 태자귀가 말했다.

 

“내가 도와줄까?”
“어떻게?”
“내가 문을 열어 줄게 나 이래 봬도 꽤 강해!”

 

사실 태자귀는 원귀 중에서도 강한 편에 속하는 영혼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원한에 사무친 순수한 이들은 역병을 퍼뜨릴 뿐만 아니라 사람이나 사물에 물리적인 힘까지 가 할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태자귀의 도움으로 너무도 쉽게 문을 열고 나온 소년과 아이들은 곧바로 도움을 청하기 위해 밖으로 뛰었다. 서서히 빛이 보이며 미로 같은 동굴을 빠져나와 보니 익숙한 장소가 그에 시야에 보였다.

 

‘여기는.. 낮에 왔던 사찰이잖아…’

 

낮에 본 으리으리한 사찰 안은 텅텅 비어 아무런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다.

 

“차라리 다행이다.”

 

그 순간 포졸 들과 함께 사찰로 뛰어오는 노승이 소년을 불렀다.

 

“은휼아! 은휼아!”
“스님?”

 

노승은 소년을 껴 안으며 걱정스러운 투로 말했다.

 

“괜찮은게냐?”
“죄송합니다! 스님 제가 말도 안하고 나가서..”
“괜찮다! 괜찮다! 그것보다 다른 아이들은.. 너희들이 다 인 것이냐”

 

밖으로 도망친 아이들은 소년을 포함해 4명 이었다.

 

“어 이 얘들은 최근에 사라졌었던 아이들 입니다.”


그때 포졸 중 한 사내가 손에 들고 있던 몽타주 뭉치를 뒤지며 말했다.

 

“다른 아이들이 끌려 갔어요! 스님!”


소년은 다급하게 노승에게 말했다. 그날 밤 사람들은 인근 산을 뒤지기 시작했다.

관아에서 뿐만 아니라 납치 당했던 아이들의 부모 그리고 어른들까지 온 마을 사람들이 나와 법사를 찾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 박수 놈아 내 아들 어디 숨겨놨냐!”


산을 뒤지던 사내 하나가 큰소리로 외치자 그의 목소리 가 산에 메아리 치며 주변에 널리 퍼졌다.

 

“진정하게 이 양반아 마을 사람들이 전부 나와 뒤지고 있지 않은가? 금세 찾을 게야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게”


옆에 있던 남자가 사내를 진정시키며 말했다. 사내는 그래도 진정이 되지 않는지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흑흑흑-


“불쌍한 우리 새끼.. 아직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한테 이게 무슨 일이람”

 

‘저것이 아이를 잃은 부모의 마음일까?’


소년은 눈물을 훔치고 있는 사내를 보며 생각했다. 어쩌면 자신의 어머니도 저 자처럼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며…

 

소년은 전음으로 태자귀를 불렀다.

 

“태자귀야 듣고 있니?”
“응 듣고 있어”
“혹시 아이들이 어디 있는지 너는 알고 있니?”
“그럼! 저기 ~ 위에 있는 동굴 안쪽에 다들 모여 있어”

 

태자귀는 손가락으로 산 언덕을 가리키며 말하자 소년은 이 사실을 곧장 노승에게 전달하였다.

 

“스님! 찾은 것 같아요”
“그게 무슨 소리냐 은휼아!”


노승은 깜짝 놀라며 소년을 보았다.


“태자귀가 말해줬어요 자기들은 저기 동굴 안쪽에 있다고”

 

소년은 노승에게 다급히 손가락으로 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노승은 사람들과 함께 소년이 가리킨 방향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마침내 사람들이 거대한 바위 동굴 입구까지 당도하자 입구 주변에 굳게 닫혀있는 문이 보였다.

 

“부셔라!”

 

성난 사람들은 가지고 있던 농기구들과 갖가지 무기를 들고 문을 부시고는 입구로 득달같이 달려 들어갔다.

성난 무리 중 한 사내가 앞장서며 달려가며 소리쳤다.

 

“이 박수무당 새끼 가만 놔두지 않을 거야!”

 

-으아아아 박수 무당 나와라! 이놈아!-

 

사람들은 소리를 내며 동굴 안쪽으로 물밀듯이 들어가자 입구를 지키고 있던 검은 도포를 입은 자 들이 안쪽으로 도망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저놈들 잡아라!”


사람들은 괴성을 지르며 검은 도포 무리들을 쫓아가기 시작했다.



검은 도포를 입은 사내가 노인에게 다급히 말했다.

 

“어르신 어르신 큰일 났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몰려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인은 사내가 말을 하든 말든 죽통과 애기 하는 듯 아무 말이 없었다.

 

“저.. 어르신?”
“기다리거라!”


노인은 사내에게 나지막이 말했다.

 

“사람들이 오고 있습니다..어서 빨리 피하셔야..”

 

-콰르르릉-

 

그때 날카로운 천둥 번개가 동굴 안쪽 까지 울려 퍼졌다.

 

-와아아아 박수무당 나와라!-

 

사람들이 곧이어 몰려오며 일당들을 에워싸기 시작했다. 검은 도포 무리들은 저항해보지만 사람들의 수가 너무 많아 뒷걸음질 치며 어느새 노인 쪽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네 이놈들 잘 걸렸다. 천하에 몹쓸 놈들”

 

여기저기서 사람들의 돌팔매질과 거친 소리들이 검은 도포 무리들을 향해 쏟아졌다. 그 순간 스산한 목소리가 주변에 우뢰와 같이 울려 펴졌다.

 

“시끄럽다!”

 

노인의 목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옴짝달싹 움직일 수가 없었다. 갑자기 변해 버린 박수무당의 기운 때문이었다. 돌처럼 굳어 버린 사람들을 향해 박수 무당이 말했다.

 

“너희들 다 맘에 안 들어!”


노인의 목소리는 다른 이의 목소리였다.

 

그러자 이상함을 감지한 검은 도포를 입은 사내 하나가 노인에게 물었다.


“어..어르신 괜찮으십니까?”

 

-피잇-


그러자 날카로운 파육음과 함께 노인은 사내를 향해 손가락을 그었다.

 

-툭 피시시-


그러자 사내의 목이 바닥으로 잘려 떨어져 나가며 주변을 피로 물들였다.

 

-으아아아-


그러자 주변에 있던 이들이 혼비백산하여 도망치기 시작했다.

 

“내가 조용히 하랬지!”

 

다시 한번 노인이 괴이한 목소리로 말하자 사람들은 두려움에 옴짝달싹 할 수 없었다.

 

-두두두두두두-

 

그때 뒤이어 들어온 관군들이 달려왔다.

 

"죄인을 집포하라!"

 

수령이 관군들에게 이르자 관군들은 노인과 검은 도포 무리들에게 달려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노인이 싸늘한 시선으로 그들을 보며 말했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너희들 그냥 여기서 다 죽어야겠어!”

 

노인이 관군들을 향해 팔을 휘두르자 엄청난 풍압과 함께 그 일대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날라가 벽에 쳐 박혔다.


-휘이익-
-으으으으으으-


사람들의 신음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며 주변은 피가 낭자하게 흩뿌려 져 있었다.

 

“하하하하하하하”


그 모습을 지켜보던 노인은 괴이한 목소리로 쩌렁쩌렁 웃기 시작했다.

 

“지금부터 내가 여기 있는 네놈들을 다 죽이기 시작 할 건데 살고 싶은 놈들은 나에게 무릎이라도 꿇고 빌어 봐! ~ 그럼 혹시 알아? 살려 줄지?”

 

그러자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무릎을 꿇고 그에게 빌기 시작했다.

 

“살려 주십시오!”
“제발 살려 주십시오!”

 

뒤늦게 달려온 노승과 소년도 그 광경을 지켜 보았다.

 

“그만둬!”


소년이 노인을 향해 말했다.

 

“너는 누구냐! 죽은 놈은 아닌 것 같은데”


노인은 괴상한 목소리로 소년을 향해 말했다. 소년의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 한 말이었다.

 

“나쁜 짓은 그만둬!”
“나를 방해하려는 거냐? 난 내 맘대로 할 거다! 방해하려면 너도 죽어라!”

 

그리고는 노인은 살기를 내뿜으며 소년을 향해 손을 뻗었다. 소년은 잠시 공중에 떠오르는 듯 싶더니 이내 소년의 그림자가 나와 소년을 지켜 주었다.

 

“희한한 능력을 쓰는구나! 누가 이기는지 한번 겨뤄볼까?”

 

괴상한 목소리의 주인은 이내 노인의 몸속에서 나오더니 소년에게 빠르게 날아갔다.

 

-지지직-

 

소년의 그림자와 원귀가 부딪히며 일대는 섬광을 일렁이며 주변에 있는 모든 이들이 풍파에 휩쓸려 나가 떨어졌다.

 

-슈우웅-

 

“후훗! 제법이구나!”
“그만둬…!”


소년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힘겹게 원귀를 막아서고 있었다.

 

“이제 됐다! 그만 하거라”


그러자 어느새 정신을 차린 노인이 원귀에게 말했다. 원귀는 노인을 죽일 듯이 노려보며 대꾸했다.


“죽고 싶은 거냐?”

 

이에 당황한 노인은 황급히 상황을 설명 하기 시작했다.

 

“진정 하거라… 아가야.. 나는 너를 만든 너의 부모 이니라! 너의 이름은 새우니 다!”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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