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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꿈의 유산 : 악몽을 걷는자 [8자 놀이4]

8화 꿈의 유산 : 악몽을 걷는자 [8자 놀이4] 가끔 그럴 때가 있다. 견디기 힘든 시련이 나를 힘들게 할 때. 작은 시련에도 내 마음은 시퍼런 멍이 들고, 큰 행복에도 활짝 웃지 못할 때. 그럴 때마다 나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신은 감당할 수 있는 시련만 주신다던데… 지금 내게도 이런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그러나 기적이란 가까운 곳에 있었다. 내게 시련을 주는 이도, 내게 힘을 주는 이도, 그것은 언제나 내 안에 있었으니까 기적이 일어나려면 기적을 볼 줄 알아야 해 -잰디넬슨 -삐이이이이이이 머릿속이 새하얗다. 귓가를 울리는 이명 소리가 나를 잠식해 왔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나의 앞에는 바닥에 인형처럼 널브러져 있는 영호가 있을 뿐이었다. 마음속 한편이..

6화 꿈의 유산 : 악몽을 걷는자 [8자 놀이 2]

6화 꿈의 유산 : 악몽을 걷는자 [8자 놀이 2]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시간과 공간은 속도에 따라 상대적이다. 즉 속도가 빠를 수록 시간은 느리게 흘러간다. 그리고 이 이론은 꿈에서도 적용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렘수면 상태에서 꿈을 꾼다. 꿈에서의 시간은 현실 기준에서 측정했을 때 20% ~ 40% 정도 느리게 흘러간다. 그렇지만 정작 꿈을 꾸는 당사자는 현실과 똑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꿈이라는 공간은 관찰자의 속도에 따라 상대적이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공간이란 관찰자의 속도에 따라 상대적이니까 꿈에서의 사고는 속도와 같다. 속도가 빠를 수록 시간은 느리게 흘러 간다. 이것은 다시 말해 관찰자(꿈을 꾸는 당사자) 는 현실 대비 고속 사고를 하게 되어, 현실에서는 10분..

4화 꿈의 유산 : 악몽을 걷는 자 [악몽의 개시 4]

4화 꿈의 유산 : 악몽을 걷는 자 [악몽의 개시 4] = 으아아아아악 순간 너무 놀란 나머지 나는 허공을 휘적거리며 잠에서 깨어났다. “뭐야.. 꿈이잖아..” 나의 등에는 어느새 식은땀이 흥건히 젖어 있었다. 그제야 나는 놀란 가슴을 추스르며 방금 전 꾼 악몽을 떠 올려 보았다. 처음으로 꿔본 악몽이었음에도 내 머릿속에는 온통 루시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아직도 꿈에서 본 괴물의 얼굴이 선했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꿈에서 만난 루시가 진짜인지 아닌지가 더욱 중요했다. 비록 악몽이었을지라도 꿈에서 본 루시가 꿈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날 유치원은 여느때 처럼 평화로웠다. 어제 꾸었던 악몽과는 너무나 대비되는 광경을 보는 순간. 그제야 현실을 직시할 수 있었다. 꿈에서 만난 루시는 꿈이었을..

3화 꿈의 유산 : 악몽을 걷는 자 [악몽의 개시 3]

3화 꿈의 유산 : 악몽을 걷는 자 [악몽의 개시 3] 루시는 무언가에 쫓기듯이 다급하게 내 손목을 잡으며 말했다. “뭐하고 있어 뛰어!” 순간 영문도 모른 채 나는 루시에게 이끌려 같이 달리기 시작했다. =타닷 타닷 타다다다 꿈인 줄 알지만 이런 식으로 루시와 애기 하게 되다니… 꿈속의 루시는 무언가에 쫓기듯이 다급해 보였다. “빨리와~” 초조해 보이는 눈빛. 다급한 말투. 아무리 꿈 속이라지만 낮에 봤던 루시의 목소리와 표정. 모든 것이 진짜 같았다. 물론 내 앞에 있는 루시가 꿈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말을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다. 내가 이 말을 내 뱉는 순간. 꿈이 나를 뒤덮을 것을 알기에 루시가 어떤 아이일지 추측해 볼 뿐이었다. 아마 현실 속의 루시도 이런 아이려나.. 마침내 루시와 ..

2화 꿈의 유산 : 악몽을 걷는 자 [악몽의 개시 2]

2화 꿈의 유산 : 악몽을 걷는 자 [악몽의 개시 2] 선생님의 말을 듣고 놀란 것은 친구들 뿐만이 아니었다. 아니 아마 이들 중 제일 놀랐던 것은 아마 나였을 것이 분명했다. 영호가 다쳤다는 소식을 듣자 순간 어제 꾸었던 꿈이 스쳐 간 것은 왜였을까 머릿속이 혼란스럽다. 설마.. 진짜로? 영호가 다친 것이 나 때문이었을까? 아니다. 절대 그럴 리 없다. 설사 내가 꿈속에서 영호의 다리를 부러뜨렸다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꿈일 뿐. 절대로 현실이 아니다. 게다가 어제 내가 꿈속에서 했던 짓은 인형의 다리를 찢어 버린 것 뿐이지 실제로 영호에게 위해를 가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렇지만 마음속 한 켠에 자리 잡은 이 죄책감은 왜일까 나는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다. 나는 그저 인형의 다리를 찢어 버린 것..

1화 꿈의 유산 : 악몽을 걷는 자 [악몽의 개시 1]

1화 꿈의 유산 : 악몽을 걷는 자 [악몽의 개시 1] 어린 시절 내게는 섬뜩한 취미가 있었다. 거울 속의 비춘 나의 눈동자를 바라보는 것. 단순히 거울 속의 비춘 자신의 동공을 바라보는 것이라 생각 할 수도 있지만, 문득 거울 속의 비춘 나의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새 끝을 알 수 없는 심연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러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게 된다. 심연 역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5살 때 기억이었다. 어두 컴컴한 새벽. 달빛에 의존하지 않는다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한 거실. 나는 이날도 어김없이 거울 앞에 마주섰다. “우와 빨려 들어갈 것 만 같아” 거울의 비친 나의 눈동자가 오늘 따라 깊어 보였다. 마치 모든 것을 빨아 들일 것만 같은 어둠을..